
“물이 다니는 통로인 수도배관은 1~2년만 지나도 안쪽이 이렇게 다 삭습니다. 사람들은 그 상태로 나오는 물을 그대로 먹는 거죠.”
지난 16일 저녁 경기도 안성에 있는 수(水)처리 기업 진행워터웨이의 심학섭 대표는 자사 대표 제품인 ‘진행RSI(Rust Scale Ionizer 배관성능향상장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부식된 수도배관의 실물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의 말처럼 수도관 부식에 따른 오염 주기가 짧다 보니 한국인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강하다. 정부가 많은 홍보를 해왔지만 실생활에서 수돗물 음용 비율은 2021년 기준으로 40%를 밑돈다. 나머지 60%가 비용을 들여 정수기를 구입하거나 생수를 사서 마신다.
진행RSI는 수도배관에 시간이 지날수록 불순물, 즉 스케일(금속 산화물)이 붙어 수돗물이 붉어지는 것을 해결하는 제품이다. 앞서 2019년 정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친환경 기술로 수도관에 끼어 있는 녹과 물때, 각종 세균 등을 없앤다. 면역력 강화 영양소인 아연을 물 성분에 보충해 주기도 한다.

진행RSI는 배관관리 특허기술로 독일 100대 발명품으로 선정됐다. 세계 60여개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올해 초에 조달청으로부터 정부조달우수제품인증도 획득했다. 원리는 두 가지다. 진행RSI 안에는 바깥쪽 황동과 안쪽 특수아연, 성질이 다른 두 금속이 들어 있어 물이 지나갈 때 둘 사이에 약한 전류가 흐른다.
이때 철보다 더 잘 녹는 아연이 자신을 먼저 희생해 철 배관이 녹스는 것을 막아준다. 아연도금 수도관이나 배 밑바닥·보일러에 아연 덩어리를 붙여 부식을 막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동시에 흘러나온 전자가 배관에 이미 낀 붉은 녹(산화철)과 반응해 ‘마그네타이트’라는 단단하고 검은 피막으로 바꿔준다. 잘 부스러져 물을 붉게 만들던 녹이, 도리어 배관을 감싸는 보호막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에 배관을 갈아 끼우거나 물을 따로 걸러내지 않아도 배관에서 녹이 떨어져 나오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다. 이미 슨 붉은 녹은 배관에 들러붙은 단단한 피막으로 굳고 새 녹은 더 생기지 않아, 수도꼭지에선 붉은 물 대신 맑은 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심 대표는 진행RSI의 대표적인 솔루션 사례로 서울 강동구에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재건축되기 전에 있던 아파트(둔촌주공)를 꼽았다. 둔촌주공은 총 144개동 5930채의 대단지로 1980년에 건설됐다. 진행RSI가 설치되기 전인 2007년 녹물과 누수가 심각해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곳이다. 모든 배관을 교체하려면 비용이 약 240억원.

이때 배관 교체의 대안으로 등장한 제품이 바로 진행RSI다. 이 제품을 기존의 낡은 수도 배관 사이에 설치한 뒤 녹물과 누수가 전부 사라졌다. 진행RSI 설치에 든 비용은 총 10억원이다. 17일 진행워터웨이 관계자는 ”기존 배관을 통째로 들어내는 대신 배관 일부를 잘라내고 그 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배관 교체 비용 대비 1/20로 해결한 셈이다.
진행RSI는 2002년부터 전국의 상수도에 깔리기 시작해 현재 130여개 시군구의 상수도에 설치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청와대를 비롯한 여러 관공서와 공장 등 전국에 설치된 곳이 30여만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진행워터웨이의 ‘좋은 물’에 대한 연구는 정수기(진행워터PH7.4) 개발로 연결됐다. 심 대표는 공장에 있는 정수기를 가리키며 ”천연 화강암으로 만든 필터로 중금속과 발암물질, 잔류 염소를 다 잡아내는데 이는 (개발하기) 쉬운 기술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진행워터PH7.4는 다른 물보다 맛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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